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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나츠 AU



키무라 나츠키, 그녀는 내 십대 시절의 우상이었다. 그 시절에는 다들 록 음악에 흠뻑 빠져 있었는데 내가 다니는 학교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거의 매일같이 복도에서 로큰롤이 들려오곤 했다.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심지어 가끔은 수업시간에도-여러 명이 그룹으로 뭉쳐서 기타를 연주했다. 그 때 질 좋은 기타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드물었고 그걸 솜씨 좋게 연주할 수 있는 아이는 더욱 그랬다. 때문에 그런 존재는 당연히 학교에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우리 학교는 기숙사제였다. 학기 중에는 외부와 단절된 학교라는 세상이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신분을 나눴다. 운동을 잘하거나 성적이 좋거나 돈이 많은 아이보다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아이가 더욱 인기를 끌었다. 나츠키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나보다 한 학년 위여서 건물이 다른 데다 기숙사 방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학교 안에서 우연히 마주치기가 수위 아저씨 만나기보다 더 어려웠다. 친해지게 된 계기는 내가 가지고 있던 기타였다. 그에 대한 대화 몇 번이 오가고 나자 나츠키는 내 이름과 얼굴을 익히게 되었고 나를 다리-’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사실 그렇게 쉽게 친해진 게 의외이긴 했다. 나츠키는 팬도 많았지만 성격이 좋아서 대등하게 지내는 친구도 많았다. 그러나 특별하게 사귀고 있는 아이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츠키가 나를 선택한 것을 항상 의아하게 생각했다.

2학년 1학기 중반부터 우리는 사귀기 시작했다. 나는 가끔 그녀의 기숙사 방에 들어가 시간을 보냈고 나츠키가 내 방에 찾아올 때도 있었다. 다른 학년 방에 들어가는 것은 교칙 위반이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 행위에 스릴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가끔 룸메이트한테 돈을 주고 방을 바꿔 자기도 했다. 그건 정말 가슴 뛰게 하는 경험이었다. 나츠키와 함께 보낸 내 고등학교 생활은 매일 매일이 모험을 하는 것처럼 설레고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는 학기 중에만 만난 것은 아니었다. 나츠키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친척 어른한테 받았다는 포드 머스탱 한 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나이에 자기 차를 가지고 있는 아이는 흔하지 않았다. 그녀는 방학 때면 종종 나를 조수석에 태우고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그 애는 운전을 아주 잘 했고 여름 밤 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기분은 정말이지 끝내주게 좋았다.

왜 하필 나야?”

어느 날 드라이브 중에 내가 물었다. 그녀는 담배를 물고 나를 흘긋 쳐다보았다.

물론 내가 아주매력이 넘치긴 하지만.”

농담조로 웃으며 말하자 나츠키도 웃었다.

나도 모르겠어.”

기대한 대답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지는 나츠키의 말은 나를 뒤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바로 너이기 때문이란 건 알아. 너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

그 애는 꾸며내지 않고 로맨틱한 말을 하는데 타고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따금 그녀가 진심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건지 헷갈리곤 했다. 행복했지만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다. 마치 한여름밤의 꿈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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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시발 이게 뭐야 내 손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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